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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회식을 해야 한다며
순천 별량으로 달려가
팔딱팔딱한 새우를 사왔다.
그토록 부잡했던 새우들이
별량에서 아지트로 오는 동안
조신해졌다.
"아까마치로 요란하게 뛰어 보랑께"
아지트 뜨락에 나가
고고장 돗자리를 깔고
새우를 먹기 위한
아름다운 밤을 세팅했다.
밤을 지새우는 우리는
하얀 굵은 소금 위에
지새웠던 밤들의 나날들을
한마리 한마리 곱게 올려 놓으며
새우를 구었다.
밤을 새우며 우리의 얼굴이
피곤으로 노랗게 뜬 것처럼
새우가 노랗게 익어갈 때
바삭한 껍질을 남김없이 벗겨내서
삘건 초장에 찍어 먹었다.
새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초롱초롱한 까만 눈으로
우릴 응시했지만
밤을 지새워야만 했던
우리의 분노와 허기를
막을 수 없었다.
새우를 먹으며
밤을 새우는 우리는
머지않아 밤을 구어 먹어야 함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다.
그렇게 금요일 밤은
새우를 구우며 새우고 있었고,
우리는 다량의 콜레스트롤을
체내에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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