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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시
흐드러지게 폈던 벚꽃이 지고 있는 요즘.
섬진강변에 피어 있는
올해의 마지막 벚꽃을 구경하며
봄기운을 만끽했어요.
섬진강을 따라 걸으며
벚꽃시 한 수가 떠올랐는데요.
벚꽃길을 걷다 / 송연우
함께 피며 지며
연분홍 터널 속을 너와 함께 걸어왔네
한내 언덕 촘촘히 선 밪꽃나무가
우직하니 꽃길 지켜주고
한바탕 웃음을 선물하네
검은 장대비 회초리도
고스란히 받아 삭힌
고달프던 그의 봄맞이는
내 머리속처럼 텅 비어 희어진 것일까
길고 험난한 세월을 딛고
떡 벌어진 몸집
짧고 긴 가지에 흐드러지게 핀 꽃 고마워
두 팔 벌려 끌어안으면
머리 위로 내려앉는 하얀 가슴앓이
명지바람에
눈이 날리네
꽃비 날리네
십리벚꽃길에 딱 어울리는 시를 읊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벚꽃길의 끝자락에 다다랐는데요.
봄이 가기 전
촉촉한 벚꽃시와 함께
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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