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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여, 생산적 잉여를 도모하다.
이야기

벚꽃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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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시

 

흐드러지게 폈던 벚꽃이 지고 있는 요즘.

섬진강변에 피어 있는

올해의 마지막 벚꽃을 구경하며

봄기운을 만끽했어요.

섬진강을 따라 걸으며

벚꽃시 한 수가 떠올랐는데요.

 

벚꽃길을 걷다 / 송연우

함께 피며 지며

연분홍 터널 속을 너와 함께 걸어왔네

한내 언덕 촘촘히 선 밪꽃나무가

우직하니 꽃길 지켜주고

한바탕 웃음을 선물하네

검은 장대비 회초리도

고스란히 받아 삭힌

고달프던 그의 봄맞이는

내 머리속처럼 텅 비어 희어진 것일까

길고 험난한 세월을 딛고

떡 벌어진 몸집

짧고 긴 가지에 흐드러지게 핀 꽃 고마워

두 팔 벌려 끌어안으면

머리 위로 내려앉는 하얀 가슴앓이

명지바람에

눈이 날리네

꽃비 날리네

 

십리벚꽃길에 딱 어울리는 시를 읊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벚꽃길의 끝자락에 다다랐는데요.

봄이 가기 전

촉촉한 벚꽃시와 함께

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