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모여, 생산적 잉여를 도모하다.
이야기

이야기현상소 :: 호남사진관 일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3. 10.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문화꼼지락 이야기현상소

:: 호남사진관 일기 ::

 

 최근 들어 사진관을 찾는 발걸음이 조금 늘어났습니다.

사진관이라고 간판을 걸어놓았지만 정말 사진을 찍는곳인지 의문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았지요.

애초에 영업이라기보다 체험프로그램과 어르신들께 장수사진을 무료로 촬영해드리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곳이기에

드문드문 오시는 손님에 오히려 저희가 당황스럽게 부끄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은 아직도 어색합니다 ^^;;

 

 

동네 어르신께서 사진관을 찾아오셨습니다.

자랑스러운 국가유공 훈장과 메달을 갖추고 오셨지요.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사진으로 남겨놓고싶다 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저희 사진관 배경은 장수사진 촬영용으로  상반신까지만 나올 수 있기에...

어떻게 해볼까 궁리를 하다 결국 안되겠다 말씀드렸습니다.

 

 

괜시리 죄송해진 마음에

돌아서서 가시는 어르신의 뒷모습을 한참 보고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다른 손님이 오셨습니다.

지난 번 촬영 한 장수사진 인화본을 찾아가셨지요.

고맙다며, 김밥이라도 사먹으라며 만원짜리 한 장을 내미시는걸 다시 넣어드렸습니다.

은행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이것이라도 받으라 검정봉투에서 꺼내놓으시고는 그 봉투에 사진을 담으십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늘,

눈물이 났습니다. 

 

 

 

 

사진 배경지를 큰놈으로 바꿀랍니다.